콘텐츠내용정부가 국가 공급망의 전주기적 강화를 위해 사상 첫 '자원안보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최근 중동 전쟁 등 물리적 충격과 인공지능(AI)·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경제 전쟁이 격화되면서 기존 '적시 공급(Just-in-Time)' 중심이던 산업·자원 공급망 구조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Just-in-Case)' 위기 대비형으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5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제1회 산업·자원안보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국가 자원안보 기본계획을 7월께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근거해 새롭게 출범한 '자원안보 자문단'이 참여하는 첫 민관 협업 거버넌스 자리로, 7월 기본계획 발표 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110일 넘게 이어진 중동 전쟁을 통해 자원 빈국이자 수출 강국인 우리나라가 정부나 민간 일방의 독자적 노력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에 공감했다. 나아가 자원 도입 차질이 핵심 산업 및 보건의료 필수재의 공급 병목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교훈 삼아,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최대 화두는 처음으로 마련되는 국가 차원의 마스터플랜인 '자원안보 기본계획' 및 '핵심광물 비축계획' 수립이었다. 그동안 위기에 대한 단발성 대응에 머물렀던 정책 패러다임을 넘어, 자원의 상류(업스트림)부터 하류(다운스트림)에 이르는 전주기적 관리 시스템을 공식화하기 위한 조치다.
산업부는 지난 4월부터 연구기관 및 공공기관 관계자 등 30명으로 구성된 작업반을 통해 중장기 정책 과제를 면밀히 발굴해왔다.
전문가들은 자원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입선 및 도입 방식 다변화와 비축 역량 확대를 주문하는 한편, 전국가적 가용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공급망 병목점을 강력히 통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부가 중동 전쟁과 같은 물리적 위기뿐만 아니라 첨단산업화에 따른 경제 전쟁에도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주요국들이 이미 공급망 초크 포인트를 선점하고 관리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AI와 반도체 첨단산업 경쟁이 심화될수록 안정적인 자원 확보가 산업 경쟁력의 필수 조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공급망 질서가 적시 공급 체계에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공급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보유한 글로벌 공급망 침투력과 첨단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급망 재구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면 주요국보다 먼저 공급망 병목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에서 수렴된 제언을 검토해 자원안보협의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친 뒤, 오는 7월 중 자원안보 분야 중장기 로드맵인 첫 자원안보 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