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내용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명예교수가 소년범 출신 논란 끝에 은퇴를 선언한 배우 조진웅에 대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면서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의 특징이다. 소년원이라 하지 않고, 학교란 이름을 쓰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소년(조진웅)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다. 지금도 어둠 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의 과거 잘못을 내내 알리고 다닐 이유도 없다. 누구나 이력서, 이마빡에 주홍글씨 새기고 살지 않도록 만들어낸 체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명예교수는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을 드러낸 언론에 대해 비판을 날을 세웠다. “누군가 어떤 공격을 위해, 개인적 동기든 정치적 동기든 선정적 동기든, 수십년 전의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현재의 성가를 생매장시키려 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그 언론이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다. 그런 시도에는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뚝 서야 한다”면서 “그(조진웅)가 좋아했던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일제는 어떤 개인적 약점을 잡아 대의를 비틀고 생매장시키는 책략을 구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예인은 대중 인기를 의식해야 하기에 어쩌면 가장 취약한 존재”라면서 “남따라 돌 던지는 우매함에 가세 말고, 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리자. 도전과 좌절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인간상을 그에게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재련 변호사도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5일 페이스북에 “소년법 목적에 비추어보면 현재 성인이 되기는 했으나 모 배우 실명을 찍어 보도하는 것은 소년법 취지에 반하는 것 같다”며 “사회 도처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온통 너덜너덜하다”고 썼다.
가수 이정석도 조진웅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썼다가 지운 상태다.
한편, 지난 5일 조진웅이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디스패치는 제보자의 말을 빌려 그가 고교 시절 일진 무리에 속해 있었으며, 해당 무리와 차량을 절도하고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에는 특가법상 강도 강간으로 형사재판을 받았다고도 했다.
조진웅은 지난 6일 늦은 밤, 소속사를 통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라며 은퇴를 선언했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